시가 있는 삶
시가 있는 삶-'여우가 사는 방' 최해숙
시가 있는 삶|입력 : 2019-07-19
여우가 사는 방 / 최해숙
삶은 젖은 양말같이 구질구질하지
다 쓴 치약 껍데기 같지
치약 껍데기 얇게 저며 두꺼비집에 넣으면
오 촉짜리 전구가 매달린 그 방에
별빛 같은 노란 불 들어왔지
어둑한 마음 환해지진 않았지
푸른 페인트가 벗겨진 창으로
잘려나간 뭉게구름과
지나가던 바람이 흘끔거리면
내가 가끔 돌보던 여우는
눈물자국 마른 얼굴로 와서
어느새 나를 다독였지
처음부터 반듯한 길은 없다고
스스로 길을 만들며 가는 거라고
내일은 알 수 없어 오늘만 살아간다고
오늘만이라는 그 말에 나는 또
속아 여우에게 밥을 주지
여우에게 한 번도 이겨본 적 없지
작가연보 - 최해숙
2019년 ≪시와경계≫ 신인상 수상. 첵사랑독서회. 고성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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